하고싶은게 없어요 중학교땐 공부 열심히 하고 은근히 재미도 느꼈던 것 같은데고등학교 올라오고
중학교땐 공부 열심히 하고 은근히 재미도 느꼈던 것 같은데고등학교 올라오고 어느순간부터 학교생활도 너무 무료하게 느껴지고 공부도 하기가 싫어졌어요. 학원도 두 개 다니는데 숙제도 안해가고 공부 자체를 안하니까 점수가 안나오는데 그걸 보고 가족들은 자꾸 나중에 뭐하려고 그러냐, 전엔 안그랬는데 왜 그러냐, 이런식으로 같은말만 반복하고 그냥 요즘 일상에서 가족들이랑 얘기할 때 공부 얘기가 빠진적이 없어서 가족들 얼굴 보는 것도 거북해요. 다른 사람들은 무슨 몇년 뒤의 자신을 생각하면 공부하게 될거다 이러는데 전 꿈도 없고 하고싶은 것도 없고 솔직히 지금 공부한다고 해서 미래가 무조건 행복할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미래를 생각하라는건 너무 터무니없는 소리 같아서 듣기도 싫어요. 지금 방학이라 학교도 안가니 집에서 폰만 하게 되고 제가 생각해도 이런 생활은 시간 낭비인 것 같고 가족들은 그럴 시간에 공부하거나 미래에 하고 싶은걸 찾아보라고 하는데 방학이 길어봤자 얼마나 된다고 그 사이에 하고 싶은걸 찾을 수 있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게 뭔지 앞으로 뭐할지 어떻게 찾을지도 모르겠고 다른 사람들한테 말 듣는것도 지겨워 죽겠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너무 스트레스 받고 그냥 요즘 일상이 아무런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제게 도움될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말씀하신 내용 하나하나가 너무 공감되고, 정말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감정들, 그리고 그 지친 마음은 결코 이상하거나 이상한 게 아니에요.
사실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 시기에 비슷한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중학교 때는 분명 공부도 나름대로 재미를 느꼈고, 성취감도 있었고, 어느 정도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싶은 감각이 있었을 텐데요.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는 공부 양도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본격적으로 밀려오면서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아져요.이건 정말 많은 사람이 겪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고등학생이 된다는 건 단순히 공부만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미래를 원하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의 기대는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지 등등
정체성과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까지 갑자기 몰려오는 시기거든요.그러다 보니 어느 날은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싶고,또 어떤 날은 “공부 좀 해볼까” 했다가도
한두 시간 지나면 다시 지쳐버리는 일이 반복되기도 하죠.가족들의 말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해요.사실 가족들은 걱정이 되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지만,
그 말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응원보다는 압박처럼 들리고,
결국은 ‘내 마음을 진짜 이해해주는 건 아니구나’라는 벽이 생겨버리기도 해요.
그래서 얼굴 보는 것도 피하게 되고, 그냥 혼자 있고 싶어지고요.게다가 방학이라는 시간은 참 애매하죠.
뭘 해보기엔 애매하게 짧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시간만 흘러가고...
사람들은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걸 찾아봐”라고 쉽게 말하지만,
사실 하고 싶은 걸 찾는다는 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에요.
그건 시험 공부보다도, 숙제보다도 훨씬 어려운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못한다고 해서 절대 자신을 책망하실 필요는 없어요.지금의 일상이 재미가 없게 느껴지는 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모두 ‘내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하니까’ 억지로 끌려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는” 막막함이 있는 거고요.
그건 결코 게으름도 아니고, 무능력도 아닙니다.지금은 단지 방향이 안 보일 뿐이에요.그럴 때는 공부가 전부인 듯한 세상에서 잠시 물러나
자기 안에 작은 호기심부터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이거 좀 재밌겠다” 싶은 영상 하나, 책 한 장, 그림 한 장, 짧은 글 한 편도 괜찮아요.
그냥 하루에 한 번, '내가 좋아서 한 행동'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연습부터 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아주 작고 희미한 관심이 자라나고,
그게 나중에 자신만의 방향이 될 수도 있어요.지금 이렇게 지친 마음으로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고 느끼고,
이미 변화를 향한 한 걸음입니다.꿈이 아직 없으셔도 괜찮아요.
다만 지금의 나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는 것, 나를 덜 괴롭히는 것부터 찾아보세요.
그 작은 평온이 결국 먼 미래를 만드는 첫 발자국이 됩니다.너무 힘들 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를 잘 견뎠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또 얘기하고 싶을 때 찾아오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