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2 여학생이에요. 사실 고민이 많아서 글을 써요.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남자애랑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집도 가까워서 같이 등하교하다가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어요. 그렇게 124일 정도 만났는데, 문제는 그때부터 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고 성적도 1.4등급에서 3.2등급까지 떨어졌다는 거예요.그리고 제일 힘들었던 건 그 친구의 스킨십이었어요.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였는데, 그 친구가 너무 과하게 다가와서 부담스러웠습니다. 제가 피하려고 하면 못 움직이게 막거나, 입맞춤할 때 고개를 돌리 니까 제 머리를 잡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도 했어요. 제 몸을 만지려고 해서 제가 거부했을 때는, 제 손을 잡고 결박하듯 못 피하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그 순간이 너무 불쾌하고 무서웠어요. 결국 이런 일들 때문에 헤어지게 됐습니다.근데 문제는… 헤어지고 나니까 또 후회가 돼요. 좋은 기억들만 자꾸 떠오르거든요. 게다가 옆반에 제 전남친의 전여친이 있는데, 둘은 고1 겨울방학 때 잠깐 사귀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그 전여친이 아직도 제 전남친을 못 잊은 것 같더라고요. 그걸 보면 괜히 화도 나고요.여기에 더 복잡한 게 하나 있어요. 제가 예전에 썸탔던 애가 있는데, 편의상 A라고 할게요. 사실 A는 제 첫사랑이기도 해요. 근데 A랑 제 전남친이 거의 항상 붙어다니거든요. 그런데 A가 지금은 제 전남친의 전여친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진짜 너무 복잡해요…결국 제 고민은 이거예요. 전남친이랑 다시 잘 되는 게 맞는 걸까? 친구들은 그 애가 저를 가스라이팅했다고 말하는데,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못 놓는 걸지도 모르겠고요. 더 답답한 건 이번에 하필 전남친이랑 같은 반에, 심지어 짝꿍까지 됐다는 거예요.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정말 복잡하겠다는 게 그대로 전해졌어요.
좋은 기억이랑 힘들었던 기억이 뒤섞여서, 한쪽은 미련이 남고 다른 쪽은 두려움과 분노가 남아있으니 하루하루가 참 버겁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남친과 다시 이어지는 건 권하지 않아요.
이유는 단순해요. 이미 경험했듯이 그 관계는 질문자님의 마음과 몸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잡고 억지로 입맞춤을 하거나, 손을 결박하듯 막았다”는 건 단순한 스킨십 문제가 아니라 폭력에 가까운 행동이에요.
그런 행동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첫째, 연애는 서로가 편안하고 존중받을 때 의미가 있어요.
하지만 질문자님은 이미 그 관계 안에서 성적, 자존감, 심리 모두 흔들렸습니다.
둘째, 미련이 남는 건 그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좋았던 순간의 기억이 아직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헤어진 뒤 좋은 기억만 자꾸 떠오르는 건 흔한 심리 현상이고, 실제로는 다시 돌아가면 같은 문제로 또 아플 가능성이 커요.
셋째, 친구들이 “가스라이팅 같다”고 말한 건 질문자님이 그때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상대가 심리적으로 압박했다는 뜻이에요.
이건 그냥 “내가 마음이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첫째, 전남친과 같은 반, 심지어 짝꿍이 된 건 불편하겠지만 가능한 선을 지켜야 해요.
필요한 대화만 하고, 사적인 감정을 섞지 않도록 스스로 선을 그으세요.
둘째, 미련이 올라올 때마다 “내가 다시 돌아가면 어떤 장면을 또 겪을까?”를 떠올려 보세요.
기억은 미화되지만, 상처는 그대로 반복됩니다.
셋째, 지금은 전남친보다 “내 자존감 회복”이 더 급해요.
공부나 친구 관계에서 다시 나를 세워가는 게 우선이에요.
A나 다른 사람 문제는 당분간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이 “미련 때문에 다시 붙었지만 결국 똑같은 이유로 또 아팠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반대로 단호하게 끊고 자기 삶을 다시 세운 분들은 훨씬 빨리 회복했어요.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건 “그 사람과의 재회”가 아니라,
“나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되찾는 거예요.
그게 있어야 앞으로 건강한 연애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