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살 여자입니다.남자친구와 잘못된 피임으로 임신했고 남자친구의 완고한 반대로 낙태를 하게 됐어요.아이를 임신하게 된 건 저와 제 남자친구 둘 다의 잘못이니까 남자친구 탓으로 돌릴 생각은 없습니다.제 잘못된 행동으로 세상에 왔어야 할 축복에게 큰 죄를 지었고 아마 평생 괴로워하며 살아갈 것 같아요.다만 아기가 생겼으니 책임져야 한다는 저와 다르게 남자친구는 매달리는 저에게 절대 안 된다고 거절했고, 그럼 혼자 낳겠다고 하자 그것마저도 거절했어요.제가 양육비 달라고 안 할 거고 돈 문제로 절대 손 벌리지 않을 조건과 다신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각서를 써도 좋다고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그럼에도 안된다고 거절하며 제발 낙태 수술을 받아달라고 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되신 어머니도 완고하게 반대하셨어요. 이 상황이 두렵고 내 아기를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혼자 미혼모 보호소로 도망갔습니다. 물론 사흘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남자친구가 낳아보자고 해서요. 다시 낳는 방향으로 얘기해보자고 했거든요.그래서 미혼모 엄마 혼자 키우는 것보단 아빠가 있는 가정이 좋을거란 생각에 짐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이 선택을 가장 후회합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 같아요. 엄마는 절 감금하다시피 밖으로 못 나가게 하셨고(또 도망갈까봐)남자친구는 낳자는 말은 한 적 없다는 듯이 반응했어요. 더 버텨볼 수 있었을 텐데 복통이 너무 심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아픈 건 괜찮았는데 이러다가 아이가 잘못돼서 유산해버릴까봐 무서워서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이 선택을 너무나도 후회해요. 5주차였는데 다음주면 심장소리가 들릴거라는 말에 많이 흔들렸어요. 왜냐면 집에서 못 나오게 된 뒤로 거의 직감했거든요. 엄마랑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서 수술 당할 게 뻔하다고 생각했어요. 심장소리가 들린다는 건 심장이 생겼다는 건데 그때 수술하게 되면 애한테 더 못할 짓 같아서 결국 더 반항 못하고 수술했습니다.여기서부터 질문 관련된 글인데요..아기가 원래 쉽게 유산되지 않죠? 남자친구가 거절한 순간부터 이 아기는 제 아기였고 혼자라도 낳아서 책임지자는 게 제 입장이었어서요.. 더 버텼으면 지킬 수 있었을까 싶어서 정말 후회가 많이 됩니다. 그냥 끝까지 버티면 좋았을 텐데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요. 남자친구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그때의 저도 너무 바보같고 계속 그 보호소에 있었다면 아기를 지켰을 거란 생각도 들어서요..남자친구랑 계속 싸우고 엄마랑 다투고 뛰면서 도망가고 계속 긴장상태에 있었는데 마지막 수술 전에 초음파 찍었을 때 자궁이 건강하다고 했거든요. 이렇게 엄마가 불안한 상태였는데도 살아있던 생명체라면 낳았으면 건강한 아기였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나 미안하고 걸려서 질문을 쓰게 됐습니다.결론적으로 질문은 스트레스 받으며 계속 버텼어도 아기가 유산되지 않았을지 궁금합니다. 임신중에 배가 계속 아팠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랬던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