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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인데 공부 포기하고싶어요 중3 여학생이구요숙제를 하다 잠시 거실에 나와 엄마가 깎아주신 참외를 가족끼리
중3 여학생이구요숙제를 하다 잠시 거실에 나와 엄마가 깎아주신 참외를 가족끼리 다 같이 대화하며 먹고있었는데 시간 아까우니까 들어가서 숙제하면서 먹으래요. 갑자기 짜증이 확 나데요?저는 취미도 많고 가족끼리 놀러가는거, 그거 아니더라도 그냥 다같이 보드게임하고 대화하고 같이 영화보고 넷플릭스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하는 것 진짜 좋아해요. 취미는 퍼즐 맞추기도 있고 그림 그리기 이유없이 글 적고 내 마음 적기, 특히 종이접기 정말 좋아해요 근데 항상 새로운 걸 찾아서 도전하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계속 같은것만 접어요. 길다란 종이로 별 접는거 아세요? 요즘엔 그거에 빠져서 항상 그것만 접어요 한 300장 넘게 접었을거에요. 전 노래듣고 따라 부르는것도 진짜 좋아해요. 가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가족들한테 2-3시간씩 불러주곤 해요. 그리고 드라마 보기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저 글쓰기도 진짜 좋아해요 나름 재능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ㅋㅋ근데 공부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있어요. 드라마는 무슨, 1분 채 안걸리는 종이별도 하나 못접겠어요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요? 아직 16살인데? 너무 어리잖아요 막 투정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아직 전 15년 밖에 안살았어요. 너무너무 어리잖아요. 그래서 너무 서러워서 공부 그만 두려고요. 그래서 오늘 학원가는 길에 전화로 엄마한테 말했어요. 나 공부 그만하고싶다고. 울음이 나더라고요 왜인지는 저도 아직 제 감정을 모르기에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네요 그냥 자고싶어요 계속 자고싶어요 깊게. 어쨌든 화 내시더라구요. 근데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저는 공부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계속 하는 척, 열심히인척, 잘하는 척 했었는데 이렇게 됐네요. 제가 그래서 그만두는거에요. 하는 척만 했는데도 저는 너무 화가나고 힘들어요. 몸이 힘든게 아니라 마음이 힘들어요. 정말 얼마 살지도 못하는거 아득바득 꾸역꾸역 공부해가며 돈 많이 벌며 살아야하는 걸까요? 그게 맞을까요? 공부를 스트레스 많이 받으며 해도 성공할지는 모르잖아요 아무도. 물론 당연히 성공할 확률이 올라가겠고 공부를 안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없다시피 하겠지만, 그래도. 저는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요.근데 목표는 없어요. 그래서 저는 호주에 가서 살고싶다는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하곤 해요. 호주는 기본적으로 알바비가 정말 비싸니까 잠시 일 좀 하고 또 한창 놀다가 좀 알바하고. 이렇게 나태하다면 나태한 삶을 산대요. 저도 그러고싶어요.한편으론 걱정도 돼요. 딱히 할 수 있는것도 없고 ㅋㅋ 그래도 중요한건 저는 정말정말 낙천적인 사람이에요. 긍정적인게 아니라 낙천적이에요. 그래서 나중에 노동을 하든 뭘 하든 그래도 잘 행복하게 살 것 같긴해요. 저는 행복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좀 우리나라 정서에 안맞는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해요. 종종 그런 말도 듣고요. 정말 고민되네요. 어떡하죠. 엄마가 너 빵 만드는거 좋아하니까 그냥 그런거 하래요. 사실이긴한데 정말 단순 재미로 몇번 해본게 다에요. 그리고 그냥 그런거 하는게 어딨어요. 직업에 귀천이 도대체 어딨습니까 정말. 어쨌든... 이렇게 공부를 놔도 될지 놓는다면 뭘 하면 될지..제가 맞는 걸까요? 그래도 어른의 말씀을 따르는게 맞을까요? 후회는 안 할 자신 있는데. 현자분들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작성자분의 글을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데 맞춤법도 하나 틀리지 않고 필력이 아주 좋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는 19살,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저도 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었어요. 사람을 데포르메해서 그리는 것이 재밌었고, 애니 전문대에 가고 싶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반대하셨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성적이 꽤 나왔거든요. 그 때문에 저는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을 포기하고, 미술이란 영역 안에서 부모님과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삶은 만족스럽다면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나 공부와 실기를 모두 챙기느라 정작 제가 정말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그림은 그리지도 못하고, 여가 생활을 즐길 겨를도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대학을 준비하는 제 친구들을 보면 여전히 부럽고 미련이 남습니다.
작성자분은 어떤 길을 가든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만 읽어도 여느 어른 못지않게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어떤 길을 가도 미련은 남겠지요. 후회 없는 길이란 없습니다. 공부를 포기해도, 혹은 공부를 선택하고 즐거움을 포기해도 후회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 작성자분이 그저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 하고 싶은 일들이 얼마든지 많으니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실 것 같습니다. 언젠가 꼭 해야겠다는 일을 발견할지도 모르고요. 물론 공부를 하면 미래에 진로가 결정되었을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질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 공부를 한다고 진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뭐든 해 보세요. 작성자분이 어머니께 말씀드렸다는 것으로 보았을 때, 꽤 용기 있는 분이시니까요. 뭐든 도전해 보세요. 실패하거나 포기한다고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저처럼 무언가를 포기하고 미련이 남아도 다른 것에서 어느 정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혹은 수없이 포기하고 나서야 발견한 일이 정말로 즐거울 수 있으니까요. 제가 겨우 세 살 많지만 그래도 살면서 느낀 것은, 공부는 부가요소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최우선이에요.
앞으로 작성자분이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어도 이겨 내고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